[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A/T
- 모델연식
- 2008년
- 배기량
- 1998cc
- 최고출력
- 295ps/6500rpm
- 엔진형식
- Gasoline
- 가격
- 6110만원
자칫하면 수십미터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아찔한 산길. 흙먼지를 뿜어내며 달려오는 치타와 같은 모습. 180도 코너를 미끄러지듯 돌아나가고, 하얀 설원위를 마치 아스팔트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달리는 모습. 바로 우리가 접했던 랜서 에볼루션의 모습이다.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는 WRC의 대표 주자. 랜서 에볼루션이 한국에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컨셉 4/5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이번에 한국에 공식적으로 상륙한 랜서 에볼루션은 10세대 모델이다. 그동안 꾸준히 WRC에 참가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계속적인 진보를 하며, 이제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 자리매김한 랜서 에볼루션이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차이지만 이미 WRC라는 모터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전세계 매니아들에게 그 이름을 알리고 수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랜서 에볼루션은 2천cc의 터보차져와 4륜구동으로 무장하고 달리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스타일링 2/5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랜서 에볼루션의 이미지는 상당히 강렬하다.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전면부 중앙에 크게 부각된 그릴은 더욱 그렇다. 특히 후드쪽에 위치한 그릴과 인터쿨러가 위치한 하단 그릴을 무광 검정으로 처리해 일체감을 주었고 그 주변을 두른 은색 라인이 마치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강렬하기는 하지만 이쁘다고는 표현하지 못할 만한 인상이다. 열이 많이 나는 터보챠져의 특성상 인터쿨러를 통한 냉각을 위해 번호판이 좌측으로 옮겨져 있다. 과감한 전면부에 비해 측면은 얌전한 편이다. 옆모습에도 언뜻 보이는 전면부의 돌출된 그릴부분과 높게 솟은 후면부의 스포일러만 제외한다면 일반 4도어 세단의 모습이다. 약간 부풀어 있는 오버휀더와 튀지않는 무난한 디자인의 BBS휠, 그 속에 숨겨진듯 얌전히 자리잡고 있는 대용량의 브레이크 킷은 랜서 에볼루션의 성능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뒤에는 앞서 언급했던 대형 스포일러와 헤드램프와 마찮가지로 날카롭게 디자인된 테일램프, 밑으로 공기의 흐름을 원할히 하는 디퓨져가 갖추어져 있다.
실내는 제일 먼져 레카로제의 버킷시트가 눈에 들어온다. 고성능인 만큼 운전자의 안정된 시트포지션을 책임지고 있다. 전체적인 실내의 감성품질은 좀 아쉽다. 성능이 우선인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점차 고급화 되고 있는 준중형보다도 오히려 못한 듯한 느낌이다.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랜서 에볼루션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큰 문제되지 않는다. 탄탄한 달리기 성능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주행|성능 4/5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2000cc 트윈 스크롤 터보 차져, 트윈클러치가 적용된 6단 SST, 4륜구동. 최고출력 295마력, 4000rpm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대 41.4kgm의 토크. 시승전부터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는 스펙들이다. 시트에 앉아 버킷시트가 필자를 꽉 움켜 잡는듯 하다. 이제부터 조심하란 뜻일까? 크랭크인을 하자 낮게 깔리는 배기음이 또한번 설레이게 한다. 세단에는 조용한 음색이 어울리지만 랜서 에볼루션과 같은 성격에 차에는 역시 귓가를 자극하는 배기음이 잘 어울어진다. 기어봉은 마치 수동의 그것처럼 생겼고 D레인지로 옮기기 위해서는 요즘 차량들이 후진기어 적용시 사용하고 있는 기어봉 밑에 스위치를 들어올려 변속해야 한다. 특이하긴 하지만 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 밑에 위치한 SST라는 버튼은 운전 스타일에 맞춰 Normal, Sport, S-Sports 총 3가지 모드로 조정된다. 말그대로 노멀은 평소 주행시, 스포츠모드는 4천 RPM이상을 유지하는 스포츠 주행시, 맨 마지막으로 S-스포츠 모드는 6천 RPM 이상으로 주행할 때 사용하면 된다. 즉 운전자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이마에는 핏대가 설 정도로 달릴 때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고속 테스트는 뒤로 하고 와인딩코너로 바로 향했다. 시승 시간이 짧은 탓도 있지만 랜서 에볼루션을 타고 꼭 한번 해보고 싶은 테스트였기때문이다. WRC에 다수 참가한 차량인 만큼 4륜시스템을 일반, 비포장, 눈길 총 3가지 모드로 조정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도로 모드에서 거의 변환할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WRC에 참가한 차량이라는 시각적, 이미지에서는 한층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중립에서 공회전을 하며 귓가를 울리는 배기음을 듣고 크게 심호흡을 했다. D레인지로 옮긴후 엑셀을 깊게 밟았다. 랜서 에볼루션은 기다렸다는 듯이 땅을 박차기 시작했고 저 RPM에서는 터보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고 고 RPM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 운전자가 숨쉴 틈 조차 주지않는듯 달려나간다. SST에 적용된 트윈클러치 덕분에 변속 충격도, 변속 딜레이도 거의 없다. 한참을 달리다 급코너가 다가왔고 브레이킹을 하자 4Pot의 브렘보제 브레이크는 안정감있게 속도를 줄여나간다. 좀 과한 속도로 코너를 진입했다 판단되었고 4륜구동인 만큼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거란 예상으로 대비했으나 의외로 뉴트럴한 코너를 보여준다. (시승 후 체크 했지만 AYC란 시스템으로 이상적인 코너라인을 그릴 수 있다고 한다) 서스펜션도 빌스타인 쇽업쇼버와 아이박 스프링이 조합되어 굳이 에프터마켓용 서스펜션킷을 장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랜서 에볼루션의 핸들 뒤에는 패들쉬프트가 장착되어 있다. 이 패들 쉬프트를 조작하면 바로 수동모드로 전환된다. 와인딩을 주 특기로 하는 랜서 에볼루션이기에 고정식이 아닌 핸들과 함께 움직이는 방식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안전|편의 3/5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실내공간은 국내 준중형보다 약간 더 큰 듯한 느낌이다. 뒷좌석 레그룸도 불평을 들을만한 수준은 아니다. 트렁크 공간은 숏데크 스타일에서 예상했듯 넉넉한 편이 못된다. 와인딩코너를 돌아나갈 때 트렁크의 짐이 잔뜩 실어놓으면 이리저리 굴러다닐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스스로 위한을 가져본다. 무게배분을 맞추기 위함인지 배터리는 물론이고 워셔액통까지 트렁크에 위치해 있다. 배터리는 그렇다 하더라도 자주 확인하고 보충해야할 워셔액통이 뒤에 있는 것은 처음 랜서를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워셔액통이 사라졌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가격|유지비 2/5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와인딩을 한계치까지 한껏 랜서 에볼루션과 함께 달리고 나오자 연비는 1Km/l대에 머무는 희대의(?) 연비를 보여주었다. 이때 문뜩 입을 한껏 벌린듯한 앞모습이 기름 먹는 하마를 연상케 하였다. 오는길에 주유를 하고 정속주행하자 메이커발표치 (8km/l) 보다 높은연비를 보여주긴 했지만 랜서 에볼루션을 타고 정속주행만 즐긴다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것이다. 더욱이 국내 판매가격이 6천만원대라는 높은 가격을 주고 구입했기 때문에 더더욱…
장|단점 3/5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강력한 터보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토크와 응답빠른 더블클러치 적용 미션, 거기에 상시 4륜으로 정확한 라인을 그려나가는 코너웍. 마지막으로 WRC의 제왕이라 불리는 랜서 에볼루션의 시승을 끝냈다. WRC의 드라이버 만큼 마치 목숨을 내놓고 달리는 듯 달려보진 못했지만 그 느낌만은 충분히 받은 듯 하다. 기회가 되면 눈길, 오프로드도 달려보고 싶지만. 국내 시판 가격 6천만원대라는 차를 가지고 선뜻 해보고 싶진 않다. 전세계의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왜 그 사람들이 랜서 에볼루션을 갈망하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된 시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