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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파탈(femme fatale)과 사귀다

2009. 10. 24. 09:12 | Posted by 황제나비

[재규어] XF R A/T 

모델연식
2009년
배기량
5000cc
최고출력
510ps/6000rpm
엔진형식
가솔린
가격
14490만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기분 좋은 통증이 있다. 이성(理性)으로 거부하고 있으나 감성(感性)이 이를 다시 방해하고 있다. 또 머리 속으로는 두렵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천사와 악마 사이를 결정하는 것은 오직 단 한 사람, 운전자만이 할 수 있다. 이것이 재규어 XFR이다

컨셉 4/5 별4개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규어가 고풍스러운 영국 자동차 메이커라고 알고 있다. 영국 신차처럼 품격있고 멋진 자동차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XF는 지난해 5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공개됐으며 콘셉트카에 가까운 과감한 디자인이 큰 관심을 모았다. 전통적인 재규어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재규어가 지향하는 ‘Beautiful & Fast Car’의 캐치프레이즈를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가다.

스타일링 5/5 별5개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XFR은 2008년 11월 7일 미국 보네빌(Boneville) 소금평원에서 최고속도 225.675MPH(363.188km)를 기록해 재규어 역사를 다시 쓴 초고성능 모델이다. XFR에 탑재한 5.0ℓ 가솔린 엔진은 재규어 모델 중 최대 배기량으로 여기에 수퍼차저를 더해 천군만마와 같은 가속 성능을 나타낸다. 420마력을 내는 기존 4.2ℓ급 가솔린 엔진보다 90마력이 올라가 최고출력 510마력/6000~6500rpm, 최대토크 63.8kg·m/2500~5500rpm를 발휘한다. 이쯤 되면 엑셀러레이터는 운전자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경지에 이른다.

주행|성능 5/5 별5개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힘을 얻기 위해 엔진회전수를 높이는 것은 XFR과 관계가 없다. 엔진회전수가 불과 2000rpm 미만에서도 여유로운 동력 성능을 내며 어지간히 속도를 높여보지만 이를 비웃듯 엔진은 더욱 활기차게 돌아간다. 오른발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타코미터와 속도계 바늘은 거의 같은 속도로 휘어지며 온 세상을 모조리 삼켜버릴 태세다. XFR은 고속도로에 올라가 시속 250km가 돼서야 억지로 속도계를 제한하지만 이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액셀러레이터를 바닥으로 몰아넣는다.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을 달래기 위해 일반적인 주행을 하자 실내는 고요하기 그지 없다. 쾌감에 가까운 배기 사운드와 바람 가르는 소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엔진 소리보다 심장 박동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으며 아쿠아블루 빛의 실내조명도 안도감을 갖게 한다. 힘찬 V8 엔진은 과급장치인 수퍼차저를 달았는데도 기계적인 소음이 낮으며 쉽게 본색을 드러내지 않아 무게감이 돋보인다. 액셀러레이터 조작에 따라 XFR은 천사와 악마 사이에서 얼굴을 천연덕스럽게 바꾼다.

안전|편의 4/5 별4개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XFR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Jaguar Drive Selector™)로 로터리를 돌리면서 기어를 조작할 수 있으며 패들 시프트를 통해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는 모든 XF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했고 시퀀셜 시프트(Jaguar Sequential Shift™) 시스템과 함께 연동하는 시프트-바이-와이어(shift-by-wire) 변속기를 적용했다. XFR 특징으로 TRAC DSC(Dynamic Stability Controll)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ON/ OFF 기능외에 다이내믹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주행안전정치의 개입과 강도를 조절해 주는 장치다. 또 변속기 아래에 체커키 버튼을 누르면 마치 서킷에서 주행을 하는 듯한 역동적인 주행성을 선사한다. 이 상태에서 타이어의 미끌림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데 510마력이라는 힘이 얼마나 큰 힘인지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또 뒷바퀴 보다 앞바퀴 미끌림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해 트랙션을 확보시킨다. 전자장치가 개입하는 것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운전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XFR은 안정성과 운전의 즐거움을 동시에 살렸다고 할 수 있다. 시승하는 동안 TRAC DSC 모드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또 TRAC DSC 모드를 설정한 채, 변속기를 S모드로 하면 계기반 주행정보창에 각 단 기어가 숫자로 크게 표시되므로 스포츠 드라이빙 때 편리하다. 편안하면서 안정적인 승차감은 재규어의 특징 중 하나다. XFR은 유연하지만 탄력적이다. 타이어는 앞이 255/35R20, 뒤는 285/30R20의 큰 타이어를 적용해서 노면과 상당히 직설적으로 반응한다. 서스펜션 균형감이 높은 가운데 리어 쪽이 가벼워 언더스티어를 내는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뉴트럴에 가까운 약한 오버스티어를 낸다.

가격|유지비 3/5 별3개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공인 연비는 1리터에 7.1km, 가격은 1억4490만 원이다.

장|단점 5/5 별5개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재규어 XFR은 팜므파탈(femme fatale)과 같은 자동차다.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다 들어주는 510마력 엔진을 비롯해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아쿠아블루 실내조명 그리고 넋을 빼놓는 매혹적인 디자인 등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을 숙명적으로 타고 났다. 시승을 마치고 나서 며칠 동안 머리가 멍해 있었다. XFR은 쉽게 갖을 수 없지만 갖고 싶은, 묘한 여자를 만난 것 같은 시승으로 기억될 것이다. 가격은 1억449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