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70 AWD D5 A/T
- 모델연식
- 2009년
- 배기량
- 2401cc
- 최고출력
- 185ps/4000rpm
- 엔진형식
- Diesel
- 가격
- 6018만원
가끔 도로에서 왜건을 발견하면, 내가 마치 UFO라도 포착한 기분이 든다. 그만큼 도로에서 왜건을 마주치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다. 최근 들어 SUV와 해치백의 수요가 늘면서 세단일색이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상황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왜건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왜건은 왜, 세단이나 해치백에 비해 + α적 요소가 많으면서도 인기가 없는 것일까. 이 질문은 다시, ‘왜건이 안 나와서 안 팔리냐? 안 팔려서 안 나오냐’라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같은 난제를 이끌어 낸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건의 장점을 잘 모르거나 왜건이라는 모델 자체를 잊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산 왜건시장은 참담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수입차 시장은 어떨까? 죽을 쓰고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일말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볼보를 필두로 아우디, 푸조 등에서 라이프스타일에 강점을 가진 왜건을 어필, 고객들의 저변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볼보 XC70 D5는 왜건의 가능성을 가장 잘 어필할 첨병(尖兵)일 것이다.
컨셉 4/5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SUV의 오프로드 성능은 물론 세단의 최고급 편의 장치를 탑재한 XC70 D5. 이런 이유 때문에 볼보는 녀석을 ‘멀티 유틸리티 비클(MUV : Multi Utility Vehicle)’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면 멀티플레이어라는 뜻. 앞모양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야무지게 자리한 헤드램프는 녀석이 멀티플레이어라는주장의 설득력을 높인다. 게다가 범퍼 안쪽 크로스멤버의 설치로 승용차와 정면충돌할 경우를 대비, 상대방까지 배려한 기특한 모습도 보인다.
알루미늄 트림으로 마무리한 안개등과 투톤으로 처리한 전체적인 디자인의 다이내믹함은 ‘SUV가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수도 있겠다. 하지만 길게 빠진 옆모습을 보면 녀석의 태생은 역시 왜건! 큼지막한 휠하우징과 측면 윈도우 프레임, 다부진 진선의 디자인 요소들은 XC70 D5의 유니크한 옆모습을 창조해낸다. 뒤로 시선을 돌리면 든든한 범퍼와 구부려 멋을 부린 테일램프가 맛깔스럽게 자리한다. 정말이지 녀석의 디자인은 떠나고
싶은 여행의 유혹 같다.
스타일링 3/5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스포츠 서스펜션이 장착되어 차체를 크게 낮췄고, 범퍼 아래로 에어로킷을 마련해 바닥에서 차체까지의 높이가 한뼘도 채 안된다.
실내에 들어앉으면 먼저 볼보의 향에 안도하게 된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의도적으로 신차의 향을 설정하는데, 볼보의 향은 옥수수나 초컬릿향 같은 온화한 느낌이든다.
시트는 사이드서포트가 크게 올라온 풀버킷 타입으로 허리를 타이트하게 잡아준다. 포지션이 낮아 몸이 푹 꺼지는 느낌으로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기분이 된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이시아 디자인은 S40, V50, C70 등의 볼보의 상급 모델들과 같다. 고급스럽고 안정감 있는 느낌이지만, C30의 통통 튀는 겉모양에 비해 지나치게 차분해 아쉽기도 하다.
‘볼보는 좋군!’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 전체적으로 깔끔한 모습을 보이며 감이 좋은 재질감을 선보인다. 여기에 브라운 베이지 투톤(블랙의 투톤 컬러도 있다) 컬러는 훈훈한 감동 그 자체다. 직선으로 쭉 뻗은 대시보드는 알루미늄 트림과 공조계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각종 버튼을 세련된 센터페시아에 모아둔 것도 훌륭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다만 내가 불만인 것은 돌출형 네비게이션이 터치형이 아니라는 것. 리모콘을 통해 일일이 조작해야 하는 것은 꽤나 불편했다. 네비게이션이 기대이하라면 오디오는 기대이상이다. 바로 녀석의 오디오가 볼보 최고급 사양인 ‘프리미엄 사운드’급이기 때문. 이것은 돌비프로로직II를 지원하며, 다인 오디오의 스피커 12개와 MP3호환 인대시 6CD 체인지, 5x130와트 디지털 앰프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다 추가로 트렁크 바닥에 액세서리인 260와트 서브우퍼(6.5인치x2)도 달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네비게이션의 실망을 이자까지 쳐서 갚아준 셈이다.
주행|성능 3/5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직력 5기통 2,400cc 185마력 터보 디젤엔진, 최대토크는 2,000~2,750rpm에서 40.8kgㆍm, 최고시속 205km, 제로백은 9.9초.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표다. 무엇보다 상시 4륜구동이 가능한 것과 수동이 가능한 6단 자동 변속기가 마음에 든다.
스티어링 휠은 여성에겐 무겁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페달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가속능력이란 쭉쭉 잘 나간다는 감보다는 안정적인 치고 나가는 느낌이 강하다. 또, 시속 150km까지는 디젤차답지 않게 큰 소음 없이 너끈히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이상은 어쩐지 좀 더뎠다. 아마도 엔진이 중저속 영역에 맞춰져 있는 까닭이리라. 코너링과 브레이크 성능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행성능은 편안함과 안정성에 역점을 뒀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안전|편의 4/5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XC70 D5에서도 ‘안전의 볼보’라는 이름은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차선이탈방지 시스템(LDW : Lane
Departure Warning), 내리막길 주행제어장치(HDC: Hill Descent Control), 사각지대정보 시스템(BLIS : Blind Spot Information System) 같은 장치들이 있기 때문이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벗어나면 LDW가 경고음을 내며, 미러로 볼 수 없는 부분에 보행자나 자전거 등이 지나가면 어김없이 BLIS가 시끄러워진다. HDC는 평소엔 버튼이 켜지지 않지만 내리막길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바로 브레이크와 엔진 토크를 자동 조절 시속 10km 내외로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까닭이다. 또한 뒷좌석엔 부스터 쿠션을 설치, 아이들의 안전까지 배려했다.
가격|유지비 3/5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XC70 D5이 MUV인 이유는 세단의 안락함을 유지하면서, SUV의 실용성과 오프로드 주행성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11.2km/ℓ라는 뛰어난 공인연비와 각종 편의장치들은 녀석을 더 MUV스럽게 만든다. 배기량이 2.4ℓ인 걸 감안한다면 5840만원이란 가격이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MUV라는 다양한 실용성과 뛰어난 스타일 여기에 볼보의 안전성까지 계산해본다면 그리 비싼 가격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