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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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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M/T 

모델연식
2009년
배기량
5204cc
최고출력
560ps/8000rpm
엔진형식
Gasoline
가격
35500만원

우린 세뇌되고 있다. 람보르기니란 이름을 들었을 때, 먼저 황소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달려오는 억센 황소에 뿔로 들이 받히는 그 무시무시한 충격까지도 느껴지니 말이다. 그런데 과연 람보르기니들이 황소같은가? 사실 무르시엘라고 이후로 그렇지 않다.

컨셉 4/5 별4개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가야르도는 람보르기니에 날개를 달아준 모델이다. 당시 경쟁모델인 페라리 360 모데나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성능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것이다. V8 3.6과 V10 5.0이 어디 경쟁이 되겠는가? 사실 베이비가 베이비가 아니었던 것이지. 이 후 가야르도 스파이더가 2005년, GT 경주차 컨셉의 경량 가야르도 수퍼레제라가 2007년 등장했다.

그리고 지난 해 2세대 가야르도라 할 수 있는 LP560-4가 등장했다. 지난 무르시엘라고 LP640 시승기에서 설명했듯이, LP는 엔진을 뒤쪽에 세로로 얹었다는 뜻이고, 560은 출력을, 4는 4륜 구동을 의미한다. 디아블로 VT 이 후 줄곧 4륜 구동 모델을 선보여 왔지만 정작 이름에 4를 붙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4륜 구동 시스템도 개선을 거쳤지만 이전과 전혀 다른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설마 최근에 등장한 ‘가야르도 LP550-2 발렌티노 발보니’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을까?

오늘은 지난 해 등장해 강력한 성능으로 수퍼 베이비로 자리 잡은 가야르도 LP560-4를 시승했다. 출시 후 1년 이상이 지나긴 했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완성도가 높은 람보르기니의 현주소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임과 동시에 람보르기니 견인의 핵인 모델인 만큼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스타일링 4/5 별4개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앞모습에서는 무르시엘라고 LP640처럼 좌우 공기 흡입구를 잔뜩 키우고 각을 살려 과격한 인상을 더했다. 각진 부분이 더 뾰족하게 돌출되어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마치 송곳니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입으로 들어온 공기가 일부가 빠져 나가는 배출구가 펜더 앞쪽에 추가되었다. 헤드램프도 내부가 새롭게 디자인됐다.
뒷모습도 많은 부분이 훨씬 강렬하고 세련되게 바뀌었다. 위에서부터 걸쳐서 내려오던 리어 램프는 얇게 변하면서 안쪽에 LP640을 닮은 표창 모양 반사경을 더하고 가로로 길게 방열망을 설치했다. 엔진룸 내부를 볼 수 없게 덮여 있던 엔진 후드에는 유리를 넣어 멋진 심장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배기구도 좌우에 각각 2개씩 배치했다. 범퍼 아래 디퓨저의 형상도 바뀌었고,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스포일러에는 후방 카메라도 추가되었다.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황소가 등장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는 수퍼카답게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죽으로 덮여 있다. 화려하면서 단단하다. 센터페시아는 아우디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아니다. 모니터와 에어컨 사이에 그나마 아우디에는 없는 다양한 토글 스위치들을 화려하게 배열해 차별화하고 있다. 스위치 사이에 크롬으로 벽을 세운 것은 새롭게 바뀐 부분이다. 사이드 미러 조절 장치 옆에 후방카메라 작동 버튼도 추가되었다.

가야르도 역시 실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시트다. 흰색 스티치와 파이핑이 엑센트 역할을 하며, 특히 분리되어 있는 헤드레스트를 연결해 주는 지지대가 마치 황소의 뿔처럼 보이는 것이 매력이다. 시트 뒤쪽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어 작은 가방을 놓을 수 있다. 시트를 접을 수 있는 폴딩 레버도 등받이 뒤쪽에 마련되어 있다.

센터 터널에는 기어 변속 모드 선택 버튼과 주차 브레이크 레버가 위치한다. 무르시엘라고처럼 시트 왼쪽 바닥에 있는 주차 브레이크 레버가 훨씬 수퍼카스럽긴 하지만 만약 특별한(?) 용도로 주차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 쪽이 더 쉽긴 하겠다. 센터 터널이 높고 넓은 것은 람보르기니의 전통이기도 하다.

주행|성능 4/5 별4개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야르도 LP560-4의 V10 엔진은 560마력을 뿜어낸다. 이 때 회전수는 8,000rpm이다. 회전수가 이렇게 높게 올라가니 엔진 사운드 역시 매력적으로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55.1kg.m를 발휘한다. 배기량이 5.2리터로 늘어났고, 직분사 시스템이 더해졌다. 그 결과 이전 SE와 스파이더 버전에 비해 40마력, 수퍼레제라에 비해서도 30마력이 더 높아졌다.

가야르도의 0~100km/h 가속은 3.7초가 걸린다. 무르시엘라고 LP640의 3.4초에 비해서는 조금, 아주 조금 느리지만 그 차이를 몸이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냥 총알처럼 빠르다고만 말하자. 하지만 휠베이스가 더 짧고 작은 차체이다 보니 몸에 전달되는 느낌은 약간 다르다. 무르시엘라고가 극도로 안정적이면서 묵직하게 빠르다면 가야르도는 훨씬 더 경쾌하다. 몸이 긴장하는 정도도 더 높아진다.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되는 것을 기준으로 변속은 70, 120, 180, 225, 그리고 마지막으로 280km/h에서 한 번 더 이루어진다. 당연히 뒤로 갈수록 변속 사이의 인터벌이 길어지는 것이 당연한데도 몸이 느끼기에는 그냥 일직선으로 속도가 상승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속도가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6단으로 변속한 후에도 속도는 그냥 계속 상승한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325km/h인데, 시승에서는 그 직전까지만 달려 보았다. 제원상 최고 속도가 나온다는 데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궁극의 초고속에서도 안정감은 여전하지만 역시 더 무겁고 휠베이스가 긴 무르시엘라고와는 차이가 난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같은 4륜 구동에 트윈터보를 장착한 911 터보와 무르시엘라고 LP640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느낌이다.

안전|편의 3/5 별3개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시승차에는 옵션인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브레이크는 충분히 달구어지면 무시무시한 감속을 자행한다고 한다. 하지만 시승 동안 제대로 테스트해 볼 수는 없었다. 서킷에 들어가야 가능한 일이다. 반면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심하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처음 몇 번 살짝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동승한 그녀는 심하게 긍정을 표현했다. 맞아요, 끄덕. 하지만 쉽게 익숙해졌다.

4륜 구동 시스템도 개선을 거쳐 마찰을 20% 줄여 효율을 높였다. 적극적인 4WD 덕분에 EPS의 개입 없이 적극적으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 줄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약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과거의 람보르기니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뛰어난 그립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중 고속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동안 변속이 이루어지면 의도와는 달리 차체가 순간적으로 뒤뚱거리는 반응을 보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가야르도 LP560-4는 엄청나게 빠른 차다. 덩달아 엔진과 배기 사운드도 무척이나 매력적인 차다. 무르시엘라고에 비해서도 기통이 2개 적은 만큼 더 화려한 음색을 발휘한다. 코르사 모드가 되면 사운드는 더 커지고 거칠어진다. 그러고 보니 코르사 모드에서의 사운드가 이전 기본형 가야르도의 사운드와 비슷하고, 일반 모드에서의 사운드는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기도 하다. 그렇게 강렬한 사운드를 뿜어내지만 실내는 아주 평안하다.

가격|유지비 3/5 별3개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가야르도 LP560-4의 차체 크기는 길이 4,345, 너비 1,900, 높이 1,165mm다. 심하게 작고 아담하며 납작하다. 중량은 1,410kg으로 구형에 비해 20kg 가벼워졌다. 19인치 블랙 휠에는 피렐리 P제로 235/35ZR19와 295/30ZR19 타이어가 신겨져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 5,500만원이다

장|단점 4/5 별4개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가야르도 LP560-4에서 우직한 황소의 이미지를 찾기는 어렵다. 560마력을 8천 rpm에서 뿜어내고, 최고 8,200rpm까지 빠르게 돌아가는 심장을 가진 초고속 스프린터를 어찌 황소에 비할까? 또한 더 이상 베이비로 부르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굳이 베이비로 부르고 싶다면 ‘수퍼 베이비’라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