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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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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Continental GTC 

모델연식
2008년
배기량
5998cc
최고출력
560ps/6100rpm
엔진형식
Gasoline
가격
25838.64만원

에덴 동산이 아니어도 벗은 것이 더 자연스러운, 아니 벗어야 더 아름다운 ‘컨티넨탈 GTC’의 고성능 버전 ‘스피드’는 최고속이 320km/h에 이르는 수퍼 컨버터블이 얼마나 화려하고 안락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컨셉 3/5 별3개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수퍼 럭셔리 분야에서 베스트 셀러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벤틀리는 컨티넨탈 GT, 컨티넨탈 플라잉스퍼, 컨티넨탈 GTC의 라인업을 완성한 후에, 각 모델 별로 다시 고성능 버전인 ‘스피드’ 라인을 추가하기 시작했고, 컨티넨탈 GTC 스피드를 통해 스피드 라인을 완성했다. 스피드 라인의 데뷔는 오리지널 벤틀리 시절인 1923년 선보인 스피드의 뒤를 따른 것이다. 그리고 다시 과거의 전통을 이어받아 스피드를 능가하는 ‘수퍼 스포츠’ 라인에 불을 붙이며 컨티넨탈 GT 수퍼 스포츠까지 선보였다. 과거의 수퍼 스포츠는 1925년에 등장했었다.

스타일링 4/5 별4개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스피드 모델인 만큼 내 외관에서 일반 GTC와 차별화 되고, 운동 성능에서 스피드의 명성에 어울릴만한 고성능을 뿜어 낸다. 사실 벤틀리 컨티넨탈과 관련해서는 약간의 오해(?)가 있어 왔다. 최고속도가 300m/h를 넘어서는 ‘가장 빠른 4도어 세단’을 표방하는 벤틀리인 만큼 많은 이들이 큰 기대를 하게 되지만, 실제 벤틀리를 타보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운동 성능에 약간 실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필자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벤틀리라는 브랜드의 특성 자체가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이해의 폭이 조금씩 넓어져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벤틀리가 오랫동안 롤스로이스의 가지치기 모델 정도로 전락해 있다가 폭스바겐 산하에서 새롭게 거듭난 지 이제 불과 7년여가 지났지만, 과거 화려한 모터 스포츠의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은 그 동안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첫 번째 결과가 바로 스피드 모델들이다. 그런 만큼 이번 시승은 컨티넨탈 GTC 스피드가 충분한 ‘스피드’ 본능을 갖추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하지만 막상 토플리스 차림으로 화려한 속살을 한껏 자랑하고 있는 컨티넨탈 GTC 스피드를 만나면서 초점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 화려함에 눈을 어디다 두어야 좋을 지 모를 지경이다. 그래도 급한 마음에 출발을 서둘렀다. GTC를 타고 따가운 태양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탑을 닫는 것이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25초 만에 전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탑은 4인승의 공간을 모두 덮고도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탑을 닫은 상태로 주행하는 모습을 촬영하면서 어딘지 어색함을 느꼈다. 우선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탑을 수납할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뒷좌석 공간이 줄어들게 되었고, 따라서 탑을 닫았을 경우 C 필러에 해당하는 소프탑의 끝 부분이 상당히 앞쪽으로 전진한 모습이 된다. 결국 트렁크 데크가 상당히 길어져 컨티넨탈 GT의 멋진 쿠페라인은 사라지고, 플라잉스퍼의 우아한 모습도 아닌, 엉덩이를 뒤로 쭉 뻗은 듯한 모습이 되고 말았다.

한편 실내는 다이아몬드 무늬로 수 놓은 탄탄한 시트와 자수 처리된 벤틀리 엠블렘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헤드레스트가 분리형인 플라잉스퍼와 달리 GT와 GTC는 일체형이어서 더욱 스포티한 멋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허벅지 부분 길이 조절을 포함한 14웨이 전동 조절식에 안마 기능까지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 물론 탄탄하고 두터운 날개로 인해 몸을 지지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뒷좌석은 상대적으로 많이 좁아 어른이 타기에는 부족해 보이지만 그 화려함에서는 앞 좌석 못지 않아, 좁은 뒷좌석에 타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운전석에 앉으면 낮은 윈드실드가 살짝 누워 있어 외부에서 스피드스터처럼 보이던 것과는 달리 여유가 충분하다. 눈으로 보이는 부분은 가죽과 리얼 우드,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사한 ‘Madrona’ 베니어가 ‘Newmarket Tan’ 가죽의 색과 너무나 잘 어울려 마치 인테리어가 한가지 재질로 꾸며진 듯한 착각이 든다.
벗었을 때 더욱 매력적으로 변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살짝살짝 비치는 화려한 속살이다. 시승차의 화이트 샌드 외장 색상 도어 너머로 붉은 갈색 빛 나는 피부가 조금씩 드러나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도어를 열었을 때 드러나는 군살 없는 다이아몬드 패턴의 초콜릿 복근에는 섹시함이 넘쳐난다.

곳곳에 배치된 크롬과 알루미늄 부속들이 화려한 액센트의 역할을 해낸다. 크롬 중 돋보이는 것은 에어 벤트를 열고 닫는 동그란 푸시 버튼이다. 버튼을 누르면 벤트가 닫힌다. 알루미늄 중 가장 화려한 것은 기어 레버 윗 부분의 벤틀리 로고를 감싸고 있는 테두리다. 쇠 깎는 줄을 연상시키는 패턴으로 마감해 까칠까칠한 손맛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주행|성능 3/5 별3개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스피드를 몰고 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 몸으로 느끼게 되는 부분은 역시 ‘스피드’다. 일반 컨티넨탈 모델과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으며, 거동에서 몸무게는 전혀 느낄 수 없다. GTC 스피드의 0~100km/h 가속 시간은 4.8초로 GTC에 비해 0.3초가 줄어 꿈의 4초대에 진입했다. 최고속도는 320km/h에 이르고, 탑을 연 상태에서도 312km/h까지 달릴 수 있다.
이처럼 ‘스피드’가 가능하게 된 것은 더욱 강력해진 엔진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공급하는 W12 6리터 엔진에 트윈터보를 더해 기존 컨티넨탈 모델들은 560마력을 발휘했었는데, 여기에다 커넥팅 로드와 피스톤 등을 경량 소재로 바꾸어 회전 저항을 줄이고, 엔진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토크 밴드를 넓히면서 반응속도도 높였다. 이렇게 얻은 최고출력은 610마력/6,000rpm이며, 최대 토크 76.5kg.m는 1,700~4,500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서 뿜어져 나온다.
물론 엔진 성능 향상과 함께 차체 곳곳에도 고성능을 위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우선 엔진과 서스펜션 등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경량화를 추구했는데, 경량화의 또 한 축인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는 시승차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안전|편의 3/5 별3개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벤틀리 컨티넨탈 모델들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모두 4륜 구동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어 뛰어난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최근 등장한 GT 수퍼스포츠에는 4:6으로 구동력이 배분되는 방식이 적용되었지만 스피드 버전까지는 구동력 배분이 5:5가 기본이다. 2.5톤에 육박하는 차체임에도 뉴트럴에 가까운 거동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코너 탈출 시 엑셀을 깊숙이 밟으면 살짝 언더스티어의 느낌이 전달되지만, 즉시 ESP가 자세를 바로 잡아 준다. ESP가 8.1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개입 시기를 늦추어 주는 다이나믹 버전이 도입되었다고 하는데 미처 확인해 보진 못했다.

가격|유지비 3/5 별3개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배기량 : 5998cc 트윈 터보 W12
구동방식 : AWD
최대출력/최대토크 : 610hp/76.5kgm

장|단점 3/5 별3개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탑을 열고 달릴 땐 비록 600마력을 품고 있다고 해도 마음 자세가 살짝 달라짐을 느끼게 된다. 숨가쁘고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쳐 있어서 스피드를 탈출구 삼다가도, 탑을 여는 순간 파란 하늘과 눈 부신 태양,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푸르름을 즐길 여유가 생겨난다. 이런 점이 GTC 스피드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벤틀리 컨티넨탈 GTC 스피드는 ‘가장 빠른’이라는 수식어에 부합할 만한 스피드를 갖추었다. 동시에 수퍼 럭셔리 다운 화려함과 안락함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벤틀리는 다시 컨티넨탈 GT 수퍼스포츠를 선보였다. 벤틀리는 만족을 모르는 것일까? ‘수퍼 럭셔리 스포츠’가 ‘수퍼카’와 같아 질 때까지 계속 나아갈 것인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