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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RX 450h CVT 

모델연식
2009년
배기량
3456cc
최고출력
249ps/6000rpm
엔진형식
하이브리드
가격
8740만원
 
 

한국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최초로 발표한 회사가 렉서스다. 3년 전 가을 출시한 렉서스 RX400h는 낯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한국에 알리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GS, LS, RX 시리즈 등 폭넓게 적용하고 있으며 렉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것과 동시에 이미지 메이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컨셉 4/5 별4개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질문부터 먼저 하자. 렉서스 RX 시리즈를 떠올릴 때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둘 중에 어떤 모델이 떠오르는가? 서두부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이것이 RX를 이해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RX 시리즈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라인업을 더하는 모델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본질은 RX라는 얘기다. 한국에서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 회사가 렉서스다. 2006년 가을 렉서스는 RX400h를 발표하고 국내 시장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라는 단어를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하이브리드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하이브리드는 낯설었다. 낯선 것은 단어뿐만이 아니다. 연비가 좋다는 유혹으로는 고가의 RX400h를 살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격까지 낯선 셈이 됐다. RX450h의 선대 모델인 RX400h 국내 판매량은 2006년 56대, 2007년 135대, 2008년 126대 그리고 올해는 4월까지 29대로 총 346대다.

스타일링 4/5 별4개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IS250을 그대로 떼어다가 박아놓은 RX450h의 얼굴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범퍼를 가리고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보닛을 보면 영락없이 IS250과 똑같다. 이럴 때 자동차 회사는 ‘패밀리룩’이라고 주장하겠지만 앞모습에서 RX만의 독창성을 찾기 어렵다. 앞모습에서의 실망감은 옆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회복 기미가 보인다. 옆모습의 라인은 잔칫집에 얼음 조각을 보는 것처럼 윤기가 줄줄 흘러 만지면 미끄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어에 웨이스트 몰딩이 없어 깨끗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으며 창문 바로 밑 숄더라인은 꽤 도회적으로 보인다. 특히 가늘면서 길게 뺀 쿼터클래스는 끝을 살짝 올려서 독특한 멋을 풍긴다. 뒷모습에서 눈의 혈압을 높여주는 첫 번째 요인은 투명한 아닌 그래도 덜 투명해진 리어램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속에 전구가 훤히 보이지 않게 한 것을 보면 기존 RX의 투명한 리어램프를 이어가자는 의견과 좀 튀지 않냐라는 의견을 적절한 디자인으로 소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리어램프 디테일도 멋지다. 옆에서 보면 쿼터클래스 라인과 리어램프의 라인이 거의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더 스포티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디자인 같지만 곳곳에 직선 디자인을 적용한 결과가 이렇게 다가오는 것이다. 실내도 철저하게 계산한, 그래서 자로 잰 듯이 차갑다. 특히 뒷좌석에 앉으면 헤드라이너와 머리가 다을 듯 안 다을 듯한 치밀함. RX450h는 뒷좌석에서 편안하게 머리를 두라는 의미로 요즘 3000만 원대라고 자랑하는 프랑스 왜건에 달려있는 글라스 루프도 선루프로 대신했다. 렉서스 입장에서 뒷좌석의 눈요기보다는 쾌적성이나 안락성에 더 초점을 둔 것이다. 아마도 루프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뒷좌석 머리 공간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면 장담하건데, 글라스 루프를 적용했을 것이다. 최신 유행보다는 소비자의 쾌적성과 디자이너의 고집을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었다고 상상해본다.

주행|성능 4/5 별4개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RX450h 이야기를 해보자. 하이브리드 원래 의미는 ‘잡종’이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도요타, 렉서스의 가솔린 하이브리드라는 고정 관념이 생겼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마케팅 제 1법칙은 초기 시장 선점이라는데…….
RX450h의 엔진과 전기모터는 최적의 성능과 연비를 위해 서로의 역할을 배터리에 주거니 받거니하며 때로는 힘을 합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은 엔진 가동을 최소화로 줄이는 반면, 이와 대조적으로 전기모터는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배터리 충전 상태에서 따라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 작동이 유무가 달라진다. 시동을 켰을 때 대부분의 경우가 배터리만으로 주행 대기 상태가 되므로 계기반에는 ‘READY’ 라는 글자가 표시된다. 소음과 진동은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숙하다. 아니 정숙한 것이 아니라, 소음 및 진동이 없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또 귀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도 마찬가지다. 이 상태로 계속 주행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배터리가 소모되어 충전이 필요하거나 가속 페달을 많이 밟아 큰 힘이 필요할 때 엔진은 자동으로 켜진다. 계기반의 타코미터는 기존 RX400h처럼 힘을 숫자로 표시하지 않았으며 대신 충전과 파워 영역 사이에 그린존을 설정해서 고연비 운전을, 에코 드라이빙을 유도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이를 실천하면 계기반에 친절하게 ‘ECO’ 표시로 운전자를 격려하기도 한다. 정속 주행 또는 가속 페달을 살살 다루면 되는데 주행 중 동력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일반적인 자동차의 타코미터에 해당하는 이 공간을 충전, 파워 그리고 통상 영역의 3등분한 것을 보면 렉서스가 RX450h에 기대하는 바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연비 효율은 대성공. 기존 RX400h의 리터당 12.9km의 연비는 RX450h에서 리터당 16.4km까지 올렸다. 엔진 배기량 상승은 고작 10%도 되지 않는다. 변속기는 기존과 동일한 전자식 6단 무단변속기다. 실제 주행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무단변속기를 적용해 매우 부드럽게 동력이 전달된다. 배터리 충전 조건이 좋을 때는 정차하거나 출발할 때 모터로 구동되고 천천히 가속을 해도 엔진이 성급하게 작동하지 않지만 급가속 시에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힘을 합쳐 최대의 출력을 발휘한다. 간혹 시승을 엉뚱하게 한 사람들은 ‘저속에서는 전기로, 고속에서는 엔진으로’ 주행한다고 표현하는데 거짓말이다. 배터리 충전 상태와 가속 페달 조작에 따라 실시간으로 달라진다.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때 속도계를 보면 예상 속도보다 항상 더 높게 나와 비교 불허한 정숙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또 풍절음 등의 바람소리도 줄어든 느낌이다. 오히려 속도를 줄일 때 바퀴가 돌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색다른 소리가 상대적으로 거슬렸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연비일 것이다. 물론 렉서스 RX450h를 타면서 연비에 크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겠지만, 2박 3일간 시승하면서 총 주행거리는 461km, 트립컴퓨터상 평균 연비는 리터당 10.1km를 기록했으며 순간 최대 연비는 리터당 21km가 나왔다. 연료는 게이지 기준 총 10칸에서 2칸이 남았다. 즉, 한번 가득 주유로 500km는 무난하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가 7월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해 최고 310만 원의 세제혜택을 부여하기로 한 점도 렉서스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안전|편의 5/5 별5개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입체적인 센터페시아를 내려가면 진동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리모트 터치 컨트롤이 자리했다. 세 살짜리 유아들도 컴퓨터를 통해 공부하는 요즘 세상에 렉서스가 그동안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나보다. 마우스처럼 생긴 리모컨 좌우에 엔터 버튼도 달았다. 엄지로 누르든, 검지로 누르든 혹은 운전자가 누르든, 동승자가 누르든 간에 키보드로 치자면 스페이스바와 같이 누를 수 있는 다목적 버튼이다. RX450h 리모트 터치 컨트롤은 진동 전달이 기가 막히게 정확하다. 스크린에는 컴퓨터 모니터에 있는 화살표가 대기하고 있는데 화살표가 빈 공간으로 이동하면 진동이 없지만 클릭할 대상에 도착하면 진동으로 바꿔 정보를 전달한다. 익숙해지면 직관을 넘어 스크린을 안보고도 본능적으로 조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왼손잡이는 해당 안 되니 다른 차를 알아보는 게 낫겠다. 첨단 기능을 떠나서 렉서스의 주장대로 실내 쾌적성을 보자. 앞좌석, 뒷좌석 대형 세단 정도로 넓은데다 뒷좌석은 앞뒤로 슬라이딩이 된다. 슬라이딩 폭도 어림잡아 가운데 손가락 하나만큼 넓은 편이다. 그러나 수동으로 조절하는 등받이를 쳐다보고 있자니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인피니티 EX35가 스쳐 지나간다. 인피니티가 아니더라도 이 기능은 렉서스 RX급에서는 꼭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가격|유지비 2/5 별2개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렉서스 RX450h의 판매 가격은 9,480만 원과 8,740만 원짜리 두 가지다. 연비 효율은 대성공. 기존 RX400h의 리터당 12.9km의 연비는 RX450h에서 리터당 16.4km까지 올렸다.

장|단점 4/5 별4개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시승 후 이런 생각을 해봤다. 렉서스 RX450h라는 자동차에게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렉서스는 GS, LS, RX 시리즈 등 폭넓게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비단 RX를 제외하고도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또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특정 차종을 넘어 렉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것과 동시에 이미지 메이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