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로체 이노베이션 LEX20 최고급형 A/T
- 모델연식
- 2008년
- 배기량
- 1999cc
- 최고출력
- 163ps/6200rpm
- 엔진형식
- Gasoline
- 가격
- 2182만원
참 말많았던 차종 중에 하나인 로체이다. 디자인도 크기도 이미지도 어느 하나 좋은 평을 듣지 못했던 로체. 기아의 골치거리였던 것 만큼은 사실이다. 유일하게 좋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경쟁차종 보다 가볍고 몸놀림 하나는 좋았다는 것. 엔진도 미션도 플랫폼도 NF쏘나타와 같은 것을 쓰지만 왠일인지 연일 악평만 이어졌던 차종이다. 기아에서는 가장 큰 문제로 디자인을 꼽았던가 보다. 이노베이션 이전에 로체 어드밴스라는 모델을 발표 테일램프를 LED방식으로 바꾸고 디자인을 바꿨지만 단순히 테일램프 하나 바꾼 것으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바꾸기 힘들었다. 이번 로체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아측은 ‘엔진만 빼고 다 바꿨다’ 라고 할 정도로 F/L치고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피터 슈라이어의 손길이 닿은 파격적 디자인과 항상 비교 대상이었던 쏘나타보다 커진 차체 등. 이번에 로체가 단단히 벼르고 소비자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컨셉 4/5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디자인이냐 성능이냐. 소비자들은 디자인을 택했다. 그도 그럴것이 중형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2.0급 패밀리 세단에서 터보차져나 슈퍼차져를 달지 않는 한 도토리 키재기 일 것. 그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이쁜놈(?)을 선택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기아의 디자인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이전 기아 매니아 들은 기아의 엔진에 많은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세피아, 슈마, 엘란 등에 달려있던 T8D엔진을 아직까지 최고의 엔진이라 자부하고 있는 매니아들이 많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아가 현대와 인수합병되며 그 독특한 맛(?)이 없어지고 현대와의 엔진, 섀시등을 공유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기아만의 매력을 찾기는 어려워 졌다. 더욱이 못생겼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은 불보듯 뻔한 결과. 로체는 이런 상황에 하나도 틀리지 않고 맞아 들어간 비운(?)의 차였다. 중후하지도 날렵하지도 않은 멍한 얼굴, 초반 가격이 저렴해 택시로 많이 풀려버려 저가 이미지의 확산 어느 하나 소비자의 마음에 들 구석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 로체 이노베이션은 말 그대로 로체의 혁명이라 보여지고 있다. 옛 로체를 찾아볼 수 없는 싹 바뀐 얼굴, 형제이지만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쏘나타보다 저렴한 가격. 날카로워진 얼굴은 쏘나타에게 ‘한번 덤벼봐’라 말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다.
스타일링 5/5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로체의 가장 큰 변화이자 변해야만 하는 부분이었다. 멍한 얼굴은 찾아보기 힘들고 날카로워진 얼굴이 ‘이게 정말 로체 맞아?’라고 반문할 정도였다. 로체 이노베이션에서 로체가 없었다면 로체가 아닌 신차라 해도 믿을만한 파격 변신이다. 전체적으로 V형태를 그리고 있는 헤드램프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사진상으로는 넓고 큰 그릴에 V자의 가운데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여서 어딘가 너무 튀어 보이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실물이 낫네’였다. 실제 이미지는 헤드램프와 대형 그릴이 일체감있게 잘 떨어져 깔끔한 이미지를 내고 있었다. 옆모습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기존 로체보다 55mm가 늘어난 차체로 중형차 다움을 갖췄고 뒷 테일램프는 풀 LED타입으로 화려함을 더하고 있었다.
실내는 전체적 레이아웃은 큰 변화가 없지만 3구 타입으로 바뀐 계기판이 보다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있었고 우드그레인이 아닌 하이그로시로 감싸진 데쉬보드는 색다른 느낌을 주지만 손길 한번 갈때마다 뚜렷하게 남는 지문은 자꾸 신경쓰이게 하는 부분이었다. 전체적으로 블랙톤으로 사용한 인테리어와 레드빛이 감도는 조명은 우아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모하비에서 느꼈던 느낌과 비슷했다.
주행|성능 3/5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엔진 빼고 다 바꿨다’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외관에서 느꼈던 감흥을 주행에서 느끼기 어려웠다.163마력으로 분명 동급 차종중에는 가장 높은 마력임에 틀림 없지만 보통의 운전자가 느끼기에는 어려운 부분이었다. 국내 중형차로는 최초로 적용된 다이내믹 쉬프트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지만 몇번 쉬프트 업을 하면 벌써 최고단수에 고정되어 버렸다. 자동 4단의 미션을 쓰는 상태에서 말 처럼 ‘다이내믹’한 맛을 살리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고단수 추세로 가는 요즘 상황에서 엔진은 그렇다 치지만 미션만이라도 다이나믹 쉬프트 기능을 싣는 길에 5단 미션을 채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단지 국내 최초 적용이라는 점에서 만족해야할 것 같다. 로체의 주행성능은 딱히 칭찬할만 한것도, 딱히 꼬집어 불평할 만한것도 없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코너링에서는 쏘나타보다 한수 위라 평가해주고 싶다. 쏘나타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무른 셋팅으로 승차감은 좋으나 필자처럼 테스트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음을 지우기 어려웠다. 이번 로체는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다른 중형차에 비해 단단한 셋팅으로 유럽형과 미국형의 중간즘이라고 할까. 외국 스포츠세단의 날카로운 셋팅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도로실정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점을 잘 절충시켜 완성된 셋팅인 것 같다.
안전|편의 4/5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로체의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키와 버튼시동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 이 스마트키가 상당히 편리하다. 사용하기 전에는 요즘 도어리모컨은 거의 기본으로 달려나오고 시동 켤 때 키 한번 꼽아 돌리는게 뭐 그리 불편하겠냐 하겠지만 스마트키를 한번이라도 써보면 상당히 편리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오피러스에서 사용되었던 룸미러 내장형 하이패스. 고속도로를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편리한 시스템임에 틀림이 없다. 여러 편의 사양을 내장하고도 쏘나타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했던 것은 큰 쓸모가 없던 옵션장치들을 아예 빼버렸다. 사용 빈도가 적은 듀얼 에어컨, 2단계 온도조절 열선등을 빼 그만큼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안전을 중요시 하는 요즘에 VDC같은 차체안정장치까지 빼버린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다가 온다.
Eco드라이빙 표시는 연료 소비량에 따라 효율이 높을때는 녹색, 그 반대일 경우 적색으로 변하는 재미있는 장치지만 실제 운전시에 그 표시등을 항상 주시하기에는 시야문제 때문에 어려울 듯 싶다.
가격|유지비 4/5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F/L수준으로는 상당히 많은, 사실 대부분의 모습을 바꾸고 값은 쏘나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신차 같은 로체 이노베이션을 만나볼 수 있다. 알루미늄 블록등을 사용하여 연비도 11Km/l 가 넘는 수준급이다. 저렴한 얼굴에 저렴한 차를 사는 것과 멋진 얼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일 것이다.
장|단점 4/5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로체의 혁명을 평가하자면? 성공했다. 이다. 너무 성급한 결론일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소비자들이 매일 불만을 토해냈던 디자인 부분에서는 분명 성공했다. 다양한 편의 사양 체택하면서도 많이 높아지지 않은 가격. 디자인도 그렇고 속에 들어있는 편의사양도 젊은 층을 타깃으로 잡은 것 같은데 몇번 사용해보면 금방 실증나는 다이내믹 쉬프트 시스템 등은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엔진은 빼더라도 미션만이라도 같이 바꿨다면 훨씬 큰 감흥으로 다가 올 수 있던 부분인데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