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델연식
- 2008년
- 배기량
- 1591cc
- 최고출력
- 121ps/6200rpm
- 엔진형식
- Gasoline
- 가격
- 1718만원
i30는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유럽 전략형 자동차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 베라크루즈, 제네시스 등의 고급 모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 또 유럽 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꾸준히 해온 덕분에 i30가 탄생시키게 된 것이다. 해치백 모델을 외면했던 국내 시장도 i30가 출시된 후 판매량이 증가하는 한편, 유럽 시장에서도 i30에 대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색깔이 분명한 i30 콘셉트는 상당히 바람직하지만 유럽의 막강한 퍼포먼스를 지닌 경쟁 모델을 뛰어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티뷰론, 투스카니 등이 스포츠카가 되지 못하고 스포티 쿠페에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i30가 그것을 답습한다면 자동차 마니아로서도 매우 안타까울 것이다. 그냥 껍데기만 예쁜 해치백으로 머물 것인가?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고성능 해치백이 될 것인가?
컨셉 5/5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i30의 앞모습은 범퍼에서부터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다. 물방울 모양의 헤드램프는 4등식 프로젝션 타입으로 감각적인 멋을 내고 팬더쪽으로 치켜 올라가 눈매가 날카롭다. 앞에서 보면 보닛부터 범퍼로 내려갈수록 시선이 모아져 강인한 볼륨감과 안정감을 나타내고 있다.옆모습은 i30의 다이내믹한 속도감을 나타내도록 실루엣을 표현했다. 앞범퍼부터 뒤범퍼까지 하이 캐릭터 라인을 돌출시켜 개성을 살렸으며 물결치듯한 로우 캐릭터 라인은 가파르게 올라간 리어 쿼터글라스와 함께 스포티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리어 쿼터글라스의 경우 메르세데스 벤츠 A class와 매우 흡사하다. 또 투스카니처럼 스포티 쿠페에 주로 쓰이는 원형 주유구가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했다. 도어는 웨이스트 몰딩이 없어서 심플하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몰딩이 없으면 도어에 흡집이 더 잘 보이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뒷모습에서 가장 부각되고 있는 점은 세로 배치한 리어램프로 밋밋했던 기존 해치백과는 확실히 다른 과감성이 돋보인다.
리어램프는 뾰족한 램프의 상단과 대조적으로 하단은 가로 스트라이프를 적용해 안정적인 스타일로 완성했다. 테일게이트도 위, 아래에 오목한 라인을 두어 옆모습의 캐릭터 라인과 조화를 이루었고 뒷범퍼도 앞모습처럼 시선이 아래로 떨어지도록 유도했다. 또 앞범퍼와 뒷범퍼에 볼륨감을 더하도록 범퍼가드 형태를 추가한 색다른 디자인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테일게이트 핸들에 손가락을 넣는 공간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으로 너무 어색하다.
스타일링 4/5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실내 대시보드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앞서 선보인 아반떼의 것을 따르고 있지만 계기반과 센터페시아의 형상을 변경했다. 계기반은 두 개의 큰 원형속에 각각 타코미터와 속도계를 넣었고 그 사이에 수온계와 연료계가 자리했다. 이어 계기반 내부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도어 열림이나 자동변속기의 각 모드 표시 등 정보를 제공한다. TRIP 버튼을 누르면 구간주행거리, 남은 연료로 주행가능 예상거리, 평균속도 등이 바뀌면서 나오는데, 요즘처럼 고유가 시대에 연비에 도움을 주는 순간 연료 소비량도 표시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계기반은 화이트 조명을 써서 야간 시인성이 우수하고 실내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센터페시아 구성은 위로부터 오디오, 공조시스템, 수납장 그리고 시프트 레버로 이어지는데, 오디오 상단에도 수납장이 있다. 이외에도 수납 공간은 시프트레버 앞에, 그 뒤에 컵홀더, 센터콘솔, 앞도어포켓, 뒤도어포켓 그리고 냉장 기능이 있는 글로브 박스 등 여유로운 편이다.
실내 인테리어 포인트는 오디오와 공조장치 패널의 블루 조명이 돋보이고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 시프트 커버 등 무광 메탈페인트를 적용했다. 그러나 크롬 도금한 인사이드 도어 핸들과 시프트 레버는 빛 반사 때문에 거슬린다. 전체적인 실내 구성은 유럽 전략형 차종답게 실용적인 시각으로 개발했다. 해치백 스타일 자동차는 시트를 다양하게 변신시킬 수 있으므로 실용적이다. i30는 2열 시트를 모두 접거나 또는 한쪽씩만 접을 수 있어 실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리어 시트의 다리 공간도 넉넉하다. 동급의 폭스바겐 골프나 푸조307과 비교 시 비슷한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지만, 그들에 비해 더 고급스럽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운전석에서는 시트를 뒤로 밀어도 운전자의 오른쪽 무릎이 실내 패널에 걸리기는 점이 불편하다. 마찬가지로 동반석에 앉으면 왼쪽 무릎이 불편하다.
주행|성능 3/5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i30 라인업은 1.6 VVT 가솔린 엔진 모델과 1.6 VGT 디젤 엔진 모델을 동시에 출시했고 2.0 가솔린 엔진 모델을 2007년 12월에 추가했다. 시승차는 1.6 VVT 가솔린 엔진과 스텝게이트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Premier 모델로 최고출력 121마력/6,200rpm, 최대토크 15.6kg·m/4,200rpm을 낸다. 이 엔진은 엔진 회전 속도에 따른 ECU 제어를 통해 흡기 밸브 타이밍을 가변적으로 조절해 최적의 엔진성능을 발휘토록 해주는 가변흡기밸브(VVT)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 쏘나타(NF)의 세타엔진처럼 타이밍 체인, ECU와 TCU를 통합 제어하는 통합형 PCU(Powertrain Control Unit)을 적용했으며 보디 전장 시스템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CAN 통신을 실현했다.엔진은 흡기가 전방, 배기가 후방쪽으로 역전 배치된 점이 아반떼(HD)와 똑같고 엔진 커버만 다르다. 기아차에서 새로 나올 포르테에도 탑재할 엔진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 반응이 빠르고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힘이 골고루 나와 일반적인 운전에 부족함이 없도록 세팅했다. 그러나 약 4,000rpm을 지나면 엔진 회전 질감이 무겁게 느껴지고 가속도 원활하지 못하다. 레드존 가까이 치솟는 타코미터를 속도계가 따라가지 못해 스포츠 드라이빙 시에는 불만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i30로 수입 해치백과 한판 겨루려면 2.0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겠다.
시속 100km/h로 주행하면 4단 기어에서 타코미터는 2,700rpm을 가리킨다. 레드존인 6,500rpm을 기준으로 각 단 기어비를 체크해보면 1단에서 55km/h, 2단에서 103km/h, 3단에서 160km/h를 마크한 후 4단으로 갈아탄다. 또 3,000rpm을 넘으면 속도와 관계없이 엔진이 묵직한 소리를 내면서 스포티한 감각을 더한다. 그러나 서스펜션 성능은 여유가 많은데도 말을 듣지 않는 속도계를 보면 1.6리터급 배기량의 한계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급가속 또는 급감속 시 자동변속기를 수동으로 조작하면 반응이 늦고 변속 느낌도 시원스럽지 못하다. 엔진이야 그렇다치고 현대·기아차는 ‘역사가 매우 오래된 고전적인 4단 자동변속기’를 언제까지 이대로 쓸 것인지 궁금하다. 내수 시장에서야 괜찮겠지만 쟁쟁한 유럽의 해치백과 비교하면 i30 변속기의 성능은 안타까울 정도다.
안전|편의 3/5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i30가 기존의 국산차와 매우 다르게 세팅한 점이 서스펜션이다. 기본적인 서스펜션 구조는 앞이 맥퍼슨 스트럿, 뒤는 멀티링크 타입으로 폭스바겐 골프를 벤치마켕한 흔적이 많다. 특히 ZF SACHS사의 가스식 쇼크업소버를 적용해 출렁거리는 승차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와 같은 세팅은 부드러운 스프링과 강한 감쇠력의 쇼크업소버를 튜닝해 주행 안정성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었다. 코너링 시 실제로 좌우로 기울여지는 롤각은 꾀 큰 편이지만 시트가 운전자의 몸을 잘 감싼다. 정지 상태에서 급출발하거나 급가속 시에는 노즈가 경박스럽게 들리지 않고 급제동 시에도 안정적으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새삼 놀랍다. 또 시속 100km/h 속도로 1차로와 4차로 사이를 휘집어도 타이어 마찰음과 VDC 작동음만 들릴 정도로 운동 성능이 뛰어나다. VDC 개입 시기는 아반떼와 비교 시 약간 늦은 편인데, 타이어가 슬립이 일어난 후에도 운전자가 이를 컨트롤 하지 못하면 그제서야 비로소 VDC가 작동해서 자세를 제어한다. i30는 급차선 변경 시에도 자세 복원이 매우 빠르고 속도를 높이더라도 불규칙하게 위 아래로 통통튀지 않는 등 서스펜션이 우수해 어지간해서는 스핀이 어렵겠다. 스티어링 특성은 의도적으로 출력이 입력보다 한 템포 정도 늦게 나오는 타입으로 운전자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다음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조종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겠다. i30 핸들링 실력은 ‘불특정다수’에게 팔리는 시장 특성을 감안해 약간의 여유를 일부러 둔 듯 하다. 지금까지 출시한 동급 국산차 중에서 i30만큼 서스펜션의 완성도가 뛰어난 양산차는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지만 말랑말랑한 승차감에 익숙해진 한국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서스펜션은 주관적인 성향이 크게 좌우하는 것이 이유다.
가격|유지비 3/5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i30는 제동력 또한 수준급으로 서스펜션과 조화를 이룬 제동 반응이 매우 빠르고 급제동 시 제동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EBD-ABS를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하는 등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또 충돌 시 충돌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탑승자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하중 분산 구조를 적용해 국내는 물론 유럽 신차평가 충돌실험 결과 최고 안전수준(NCAP ★★★★★, 자체평가)을 달성했다. 이어 충돌 시 에어백의 폭발압력을 저감시켜 탑승자의 상해가능성을 줄인 듀얼 에어백(운전석/동승석)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으며 측면 충돌 시 승객의 흉부와 머리를 모두 보호하는 사이드 및 커튼식 에어백, 후방 충돌 시 목 부위 부상 방지를 위해 액티브 헤드레스트를 선택 적용하는 등 안전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편의사양은 USB와 AUX 연결단자를 적용해 휴대용 MP3 플레이어와 USB 저장장치와 같은 외부 장치를 연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별도의 키 조작이 필요없는 편리한 스마트 키 시스템, 헤드램프 에스코트 기능, 전동식 선루프를 적용하는 등 고급 사양을 두루 갖추었다.
장|단점 4/5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특별관리’하는 유럽시장은 i30와 같은 C 세그먼트 시장이 가장 크다. 현대차 유럽법인 자료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차종별 점유율은 소형차 27%, 준중형차 24%로 나타나 전체 판매 볼륨중 C 세그먼트 시장이 51%을 나타내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시장이 신통치 않기 때문에 중형 및 대형차 시장이 축소되는 반면, 소형차와 준중형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유럽 시장은 미국 시장보다 퍼포먼스 측면이 더 강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i30가 해치백 자리를 굳건히 하려면 기본적인 동력 성능을 보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