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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9-3 컨버터블 2.0T A/T 

모델연식
2009년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210ps/5300rpm
엔진형식
Gasoline
가격
5470만원
 

‘추워지면 오픈카고 뭐고 다 필요없어’, ‘값은 비싸고 많이 타지도 못하는 차 뭐하러.’ 컨버터블차량을 소유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말들일 것이다. 딱히 틀린말도 아니지만…예전 모 유명 브랜드의 컨버터블을 시승해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겨울이었다. ‘그래도 컨버터블인데 오픈하고 달려봐야지’ 하는 생각에 과감히 오픈 버튼을 눌렀다. 대신 히터를 최대한 틀고 엑셀을 밟고 나갔으나 단 2분만에 절대적으로 잘못 된 생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정차해 있을때는 괜찮으나 출발하자 히터 바람은 어디로 가는지 도대체 내 몸으로 전달되지 않고 대신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겨울 날씨만 몸속으로 파고 들었다. 1초라도 빨리 탑을 닫고 싶었지만 무심한 신호는 계속 뻥뻥 뚫리기만 했고, 탑을 닫기 위한 시간도 넉넉지 않은 신호대기만 걸릴뿐, 정차해있을때마다 ‘한겨울에 덜덜 떨면서 뭐하는 짓이야?’라는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떨리는 몸과 손을 추스리기에 바빴던 기억이 있었다. 또한 대부분이 2인승 위주로 제작되고 간혹 4인승 컨버터블이 있지만 사실상 뒷좌석은 폼(?)수준에 그치기에 그런 차에 뒷좌석에 사람을 태우고 1시간 이상의 거리를 달린다면 뒷좌석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누군가 그러더군요. ‘사브 9-3를 타봐, 꽤 괜찮은 놈이야’라고.

컨셉 3/5 별3개 해당 차량의 컨셉입니다.

사브의 9-3 스포츠 세단이 그러하듯 컨버터블 역시 전대 버전에 비해 새로운 디자인, 합리적 가격, 가격대비 동급최고의 성능을 내제하고 있다. 또한 컨버터블만의 멋스러움을 한층 부각되는 소프트 탑, 실용성있는 4인승으로 설계되어 있다. 사브의 9-3 컨버터블은 프리미엄 컨버터블 시장에서 강자로 알려져 있다. 사브의 고향인 스웨덴을 타깃으로 제작된 차량이 아닌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한 차량인것도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 사브의 첫 컨버터블 차량인 900은 ‘4계절 모두 탈 수 있는 실용적 컨버터블’이 컨셉이었고, 이는 기존 컨버터블 오너 혹은 예비 오너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로 그 인기가 대단했다. 86년부터 2002년까지 900에서 9-3까지 몇번의 신차종을 발표하며 9-3라인업의 판매량의 20%가 넘는 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동급의 프리미엄 컨버터블 시장에서 30%에서 최고 50%대를 기록하는 등 사브의 효자 컨버터블로 등극한다.

스타일링 3/5 별3개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등 스타일에 대한 평가입니다.

9-3에서는 유일하게 2도어 형태를 취하고 있어 9-3스포츠 세단과는 또다른 느낌을 풍겨옵니다. 세단에서는 없어진 사이드 몰딩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구형과 달리 바디컬러로 통일되어 일체감이 느껴지고 같은 9-3의 베이스를 사용하지만 공용되는 패널의 앞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 차라리 또 하나의 9-3라고 표현하는 편이 어울릴 것 같다. 구형에 비해 날카로워진 눈매와 사브의 트레이드 마크인 3분할 그릴, 강렬한 인상에 한몫하고 있는 대형 범퍼와 에이언테이크가 자리하고 있다. 날카로워진 눈매는 블렉베젤을 적용하고 있고 눈매의 윗선을 따라 길게 둘러쳐진 LED조명이 더욱 ‘나 강한놈이야’라고 말하는 듯 하다. 사이드의 벨트라인은 뒤쪽으로 점점 올라가는 형태로 탑을 오픈했을 때 상당히 스포티해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탑을 닫았을때는 선대의 사브를 보는듯 하다. 대체적으로 해치백형태를 고수하던 사브가 세단형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지만 과거의 해치백의 매끈함 역시 너무나 매력적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또한 소프트탑은 탑이 자유롭게 접힐 수 있기에 분리되는 것을 계산해서 어색해지는 하드탑이 갖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디자인이 완성된다. 9-3 컨버터블과 다른 하드탑 컨버터블을 세워두고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뒷모습에서는 클리어 처리된 램프와 그 주변을 검은색으로 처리해 색다른 느낌을 연출하고 세단과 램프의 디자인과 약간 다르고, 위치가 트렁크 리드쪽으로 올라가 한층 업된 엉덩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탑을 오픈하면 도어 상단패널과 탑이 숨어있는 트렁크 부분이 차체색과 같은 색으로 되어 있어 상당히 고급스럽고 상단에서 보면 마치 우주선의 실내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실내는 큰 변화는 찾기 힘들다. 정말 항공기 콕핏을 연상시키는 듯 많은 버튼이 있었던 센터페시어는 버튼이 많이 줄었다. 대신 중앙에 6.5인치의 모니터가 위치해 있고 이 모니터에는 네비게이션과 오디오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으며, 그 아래로 듀얼로 조작되는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이 위치해 있고 다이얼 방식인데 돌아가는 조작감이 상당히 매끄러운 편이다. 전체적으로는 메탈릭 느낌의 그레인이 둘러쳐져 있어 선대의 모델보다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고 계기판은 3구 타입으로 오른쪽에는 터보엔진의 상징인 부스트 게이지가 있고, 속도계 하단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창은 트립미터는 물론이고 주행가능 거리, 순간 연비등 각종 정보를 비롯해서 ESP 온,오프 등 여러 셋팅을 조정할 수 있다. 조정은 핸들에 위치한 셋팅버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계기판 우측으로는 나이트패널, 탑 오픈 버튼, 스포츠모드 버튼등이 따로 위치해 있다. 핸들을 3스포크 타입으로 림이 두툼해서 손에 쥐었을 때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다. 오늘 시승한 9-3 컨버터블은 벡터 모델이지만 세단의 에어로 모델에 적용되는 쉬프트 패들이 적용되어 있다. 시트는 컨버터블 전용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상당히 푹신하다. 컨버터블의 컨셉에 맞게 여유롭고 편한 운전이 가능하고 안전벨트가 시트 숄더부분에 정착되어 있어 사용이 편리하고 뒷좌석에 앉기 위해 의자를 앞으로 폴딩 했을 때 역시 편리함을 제공해 주고 있다. 뒷좌석은 예상외로 여유로운 자리를 제공합니다. 특이한 것은 뒷좌석에 두명이 앉아 보면 몸이 약간 바깥쪽을 향해 앉게 된다. 시트의 포지션 자체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고 이로 인해 레그룸이 늘어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이로서 뒷좌석에 사람을 태우고 먼 여행을 떠나도 뒷좌석에 터져나오는 불만섞인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탑을 덮었을때도 뒷좌석 헤드룸이 꽤 넉넉한 편. 하드탑은 그 특성상 탑을 닫았을 때 거의 쿠페 수준의 헤드룸이 되어버리지만 9-3는 소프트탑을 채용하고 있기에 탑을 닫아도 세단수준보다는 약간 못미치는 정도의 헤드룸을 제공해 4인이 탑승하더라도 문제 될게 없어보인다.

주행|성능 4/5 별4개 핸들링, 고속주행 등 주행성능에 대한 평가입니다.

오늘 시승한 9-3컨버터블은 2.0 직렬 4기통에 고압터보(사브 엠블럼을 보면 2.0t, T 이렇게 나뉘는데 소문자 t는 저압터보를 대문자 T는 고압터보를 의미한다.)가 장착되어 210마력에 2,500rpm의 낮은 영역에서 이미 30.5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차체 크기와 배기량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수치이며 ECU튜닝을 거치면 아주 손쉽게 더 높은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미션은 수동기능 겸용 자동5단이 장착되고 있다. 제원상으로 보자면 상당히 실용구간에 충실한 셋팅임을 알 수 있다. 사브 특유의 이그니션키를 돌리자 부드럽게 크랭크인이 된다. 이내 자신을 숨기는 듯 조용히 숨쉬는 엔진음이 들리고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떠났다. 엑셀반응은 210마력의 차량 치고는 얌전한 편이다. 민감하지도 둔하지도 않은 응답성을 보여주고 있다. 컨버터블로 서킷을 나갈 사람은 없을것이기에 오히려 편안한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알맞은 셋팅이라 보여진다. 풍절음은 세단형보다는 다소 큰 편. 2,500rpm부터 터져 나오는 강한 토크덕분에 시내주행에서도 필요할때마다 스트레스 없는 운전이 가능하다. 시내를 지나 한적한 도로로 들어서 심호흡 한번과 풀엑셀링을 시도 해보자 사브 9-3 컨버터블은 기다렸다는 듯, 킥다운과 함께 자신도 심호흡 하는 듯한 터보 특유의 쉭 소리를 내며 땅을 힘차게 밀어내 버린다. 터보가 터질때마다 들려오는 그 음이 듣기 좋다. 더불어 함께 어울려 힘을 내는 배기음이 기분을 더해주고 있다. 실용역역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셋팅이기에 차분히 주행하다가도 발에 힘만 한번 주면 순식간에 단거리 선수가 된 것 처럼 튀어나가 버린다. 이번에는 스포츠모드 버튼을 눌러보니 이 버튼은 변속 시기를 보다 스포티 하게 조정하여 쉬프트 업 되는 시점을 늦춰주고 또 잘 달리는 만큼 잘 설수 있게 하기 위함인지 한박자 미리 달릴 준비는 하는 것인지 엑셀을 띠고 감속을 하려면 역시 한박자 빠르게 쉬프트다운이 되버린다. 이로 인해 브레이킹시에는 보다 빨리 설 수 있고 다시 가속할때도 보다 빨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수동모드로 넣고 달리려 보았다. 기어봉을 이용해 업, 다운을 할 수 있고 또 핸들에 달린 쉬프트 버튼을 이용해 변속을 할 수도 있다. 오른쪽이 업, 왼쪽이 다운을 맡고 있다. 변속 타이밍은 그리 즉각적이지는 못한 편. 운전자가 생각하는 변속 타이밍보다 약 0.5초 정도 미리 변속을 해야 원하는 시점에 딱 맞춰 들어간다. 또 수동모드에서는 알피엠이 레드존까지 올라가더라도 사브 혼자 알아서 변속하지 않는다. 6.500정도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운전자가 변속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수동모드이기에 운전자에게 모든 변속을 일임하는 것이다. 이제 코너 성능을 체크해 볼 때. 서스펜션의 셋팅은 그리 하드하지 않다. 오히려 기분좋은 바운싱을 보여주며 여유롭게 운전하는 컨버터블과 궁합이 잘 어울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말을 타는 수준은 아니다. 사브의 태생 자체가 하드한 서스펜션 셋팅으로 유명한 유럽지역이 아니던가. 코너에 진입하여 FF차량이기에 어느정도의 언더스티어를 예상하고 진입했으나, 신기하게도 너무 정직한 라인을 그리며 빠져나가고 있었다. 50:50으로 환상의 무게배분의 탓도 있겠지만 사브의 리액스 시스템의 역할이 큰듯한 느낌이다. 리액스 시스템은 격한 코너링시에 후륜바퀴의 정열을 통해 4륜조향 시스템의 역할을 해주는 시스템으로,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했던가? 사실상 조향각은 미세하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안전|편의 4/5 별4개 승차감, 옵션사항 등 안전편의에 대한 평가입니다.

컨버터블의 구매를 멈칫 하게 하는 큰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안전성. 아무래도 머리위를 덮어주는 구조물이 없이 오픈되어 있다보니 당연한 느낌일 거란 생각한다. 그만큼 컨버터블의 안전장치는 꽤 세심하고 안전하게 구성되어진다. 우선 차량이 전복시 치명적일 수 있는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복, 전, 후방 충돌시 차량의 센서가 자동으로 2열 헤드레스트 뒷부분에 있는 롤바가 튀어나오게 된다. 이 롤바는 세단형보다 보강된 A필러와 함께 지면과 탑승자 머리와의 공간을 지켜줘 부상을 막아주고 동시에 시트 벨트의 장력이 높아져 승객을 시트에 고정되도록 한다. 측면충돌시에도 시트에 장착된 사이드 에어백이 부풀어져 머리와 흉부를 동시에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후방 충돌시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되는 탑승자의 목을 보호하기 위해 사브만의 액티브 헤드레스트 (SAHR)이 작동하면서 목을 보호해 주고 상해율을 75%까지 줄여준다고 한다.

앞 시트는 3개의 메모리가 지원되는 전동시트이며 세단형에는 없는 요추받침도 전동으로 작동된다. 뒷좌석으로 탑승을 위해서는 시트 사이드에 위치한 손잡이를 잡아 당기면 시트백이 폴딩되면서 전동으로 앞쪽으로 슬라이딩 된다. 전동식 슬라이딩이기에 조금 시간이 걸리는 편. ECM미러와 운전석과 조수석으로 독립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에어컨디셔닝 시스템이 기본 장착되고, 세단에서는 에어로부터 적용되는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15Km 이상의 속도일 때 핸들링에 따라 좌우로 조사각이 변하는 코너링 헤드램프가 적용된다.

루프는 계기판 옆에 위치한 버튼으로 전자동으로 작동 되는데 작동시간은 대략 20초정도가 걸린다. 탑을 덮었을 때 트렁크 용량은 352리터, 탑을 오픈했을때도 235리터의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은 여유로운 편.

가격|유지비 3/5 별3개 차량가격과 구입 후 유지운행의 경제성에 대한 평가입니다.

SAAB가 이번 9-3모델을 내놓으며 많은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거품빠진 가격으로 2.0 터보차량을 그것도 컨버터블을 구매할 수 있는 가격으로는 상당히 매리트가 있다고 보여진다.

장|단점 3/5 별3개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에 대한 평가입니다.

흔히들 컨버터블은 돈많은 사람들의 상징이라 한다. 왜냐하면 항상 타고 다니기에는 실용성이 떨어지기에 세컨카 개념으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 그렇기에 일반인(?)은 범접하기 힘든 카테고리의 차량이라는 인식이 강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9-3 컨버터블이라면 얘기가 틀려질 것 같다. 퍼스트카로 혹은 패밀리카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게 오늘 시승의 느낌이다. 탑을 닫건 열건 상관없이 넉넉히 확보되는 2열시트와 4명이 타도 불편함 없는 주행이 가능한 실내공간. 거기에 어설프게 뚜껑을 얹어놓은듯한 디자인이 아닌 소프트 탑만의 부드럽게 이어지는 디자인과 낭만. 거기에 추운나라에서 태어난 차량인 만큼 추위에도 강하다. 마지막으로 2.0 엔진이지만 터보의 원조 사브에서 만들어낸 터보차져는 시원스러운 달리기 성능을 제공하니, 시원스러운 도로에서 넉넉한 성능으로 오픈에어링을 즐기고, 컨버터블은 비실용적이다 라는 공식을 보기 좋게 날려버린 사브 9-3 컨버터블. 진정 4계절, 4인승 컨버터블의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고 있었다.